예비사회적기업 ‘케이로드넘버원’ 곽미영 대표
“지역과 학교가 함께 하는 무상 진로 교육 넘버원으로!”
예비사회적기업 ‘케이로드넘버원’ 곽미영 대표를 만나다
아프리카 속담 중 ‘한 아이를 키우려면 마을 전체가 나서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국내 교육 현실은 어떨까.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 마을이 나서기는커녕 비대하게 커진 학원 시장에 아이를 내맡기는 형국이다. 갖가지 교육 문제가 드러나면서 최근 들어 새로운 형태의 학교마을 연계 프로그램이 생기는 추세다. 곽미영 케이로드넘버원 대표는 이런 학교마을 교육사업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아이들이 스스로 진로를 찾도록 하는 보편적 교육에 보탬이 되는 사회적기업으로의 길로 나서고 있다.
인터뷰 / 달팽이쿱 탐방단
보편적 교육 복지 실현 위한 길에 나서다
예비사회적기업 케이로드넘버원은 보편적 교육복지 실현을 위한 학교 교육을 우선시 한다. 무엇보다 학교 안에서 차별 없이 모든 학생들이 즐겁게 교육을 받았으면 한다. 이런 취지에 공감하는 학교가 늘면서 지난 2012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현재 총 17개 초중고교에서 4,00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다양한 진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성품 스피치’와 ‘미니컴퍼니창업대전’, ‘꿈스케치’, 공유경제 교육 ‘소공녀 소공자 프로젝트’ 등이다.
“‘성품스피치’가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인데 학생 간의 관계 회복과 스피치 훈련을 병행하고 있고요. ‘미니컴퍼니창업대전’은 학생들이 비즈니스 모델을 익혀 조별로 회사를 설립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꿈 스케치’는 각자의 진로를 탐색하는 프로그램으로 자아 발견과 목표설정, 마인드맵 등으로 진행됩니다. 공유 경제 교육인 ‘소공자소공녀 프로젝트’는 공유경제에 대한 개념 교육과 재능 공유를 하게 됩니다.”
2016년부터 자유학기제가 전국 중학교 대상으로 시행을 앞둔 가운데 ‘미니컴퍼니창업대전’을 통한 아이디어 개발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중학생들은 바쁜 아침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초고속화장품 세트’, 샤프심 통이 필요 없는 ‘일체형 샤프’, ‘환경 보호앱’, 필수록 건강해지는 담배 ‘좋은 느낌 담뱅이’ 등 실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이같은 프로그램에 대한 학교나 학생들의 반응은 좋은 편이다. 무엇보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니 매년 학교에서 반복적으로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있다. 학교 특성에 따라 조금씩 프로그램의 변화를 주며 학생 맞춤형으로 진행 중이다.
주요 프로그램은 주로 학교마을 연계 지원 프로그램이나 자유학기제 등을 통해 무상으로 진행된다. 특히 학교마을 연계 교육은 지역 선순환 사업의 좋은 본보기라고 한다.
곽미영 대표는 “단순히 외우기만 하며 시간 낭비를 하는 교육이 아닌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사업이 지역에서 활성화되도록 다양한 학교 맞춤형 진로 프로그램을 이어갈 것”이라며 “사회적기업으로써 혁신과 새로움, 즐거움이 떠오를 수 있는 교육기업으로 보다 성장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 Intro[소개]
△ 달팽이 : 케이로드넘버원에 대해 간략한 소개 부탁합니다.
△ 곽미영 대표 : 학교를 중심으로 한 진로 교육을 하는 예비사회적기업입니다. 진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보편적 교육 복지를 실현하려고 해요. 주로 학교마을 연계 지원 프로그램이나 교육복지, 자유학기제 등을 통해 사업을 진행했는데 지난 3년간 총 17개 학교 4,00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교육해 왔죠. 요즘은 학교가 개학 시기라서 학사 일정이 나오면 이에 맞춰 교육 콘텐츠와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성품스피치’와 ‘미니컴퍼니창업대전’, ‘꿈스케치’ 등이 있어요. 초중고 대상으로 학교나 연령별 특성에 맞춰 프로그램을 조절해 교육하고 있습니다.
# Now Working[주로 하는 일]
△ 달팽이 : 몇 가지 프로그램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 주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 곽미영 대표 : ‘성품스피치’가 가장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고요. 이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서로 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성품이 되도록 돕고, 어디서든 자신감 있게 발표할 수는 스피치 훈련까지 익히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습니다. 또 ‘미니컴퍼니창업대전’은 학생들이 비즈니스 모델을 익혀서 조별로 회사를 설립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기업을 설립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갖가지 창의적인 아이템들이 많이 나왔어요. 예를 들어 군인들을 위한 가발 대여사업, 국공립학교의 경우 외진 곳에 있어서 하나의 문구점이 독점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생 네트워크 문방구’도 설립했고요. 요즘 학생들도 화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간단히 화장할 수 있는 ‘초고속 세트 화장품’을 개발하고 수익의 일부는 피부화상 환자에게 치료비를 지원하는 사업까지 제안했죠. 어른들도 생각하기 힘든 아이템을 제시하며 수준 높은 창의성을 보여줬어요. ‘꿈 스케치’는 각자의 진로를 탐색하는 프로그램으로 자아 발견과 목표설정, 마인드맵 등으로 진행됩니다. 자신도 알지 못했던 자아와 강점들을 찾아 꿈을 키워가도록 하는 프로그램이죠. 공유경제 교육으로 ‘소공자소공녀 프로젝트’도 개발했어요. ‘소유에서 공유로’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데 나눔의 삶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죠. 공유경제에 대한 개념 교육부터 시작해서 조별 단위로 재능 공유 특강도 하게 됩니다. 특히 재능 공유는 각자의 재능을 나누는 활동인데 ‘친구를 위로하는 법’, ‘캐리커쳐 잘 그리는 법’, ‘국제고 탈락시 행동강령’, ‘말 잘하는 법’ 등의 재능을 나눴어요.
# Product [교육 성과]
△ 달팽이 : 진로 교육 사업을 하면서 어떤 효과가 있었다고 보시나요?
△ 곽미영 대표 : 성품스피치의 경우 한 반에 25명이나 되는데 한꺼번에 1:1 코칭이 가능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동영상을 활용하니 가능했죠. 먼저 면접에 대한 기본을 익히고 모의면접을 하게 됩니다. 면접 시에는 동영상으로 찍어서 학생 스스로 영상을 확인하면서 장점이나 말할 때 표정 등 여러 문제점을 파악하게 하니 도움이 많이 됐어요. 미니컴퍼니창업대전 프로그램은 진행해보니 자유학기제의 시행 여부에 따라 학생들 간의 사고력 차이가 많이 보이더군요.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학교에 비해 하지 않는 곳은 사고의 한계나 문제의식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자유학기제를 통한 프로그램 진행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성화고에서도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고졸 취업자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도록 힘을 실어줬던 것 같아요. 다양한 진로를 소개해주기 위해 특성화고 매거진도 발행했고요. 특성화고 선배들의 사례들을 알려주고 본인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전문 지식을 쌓도록 자신감을 심어줘 학교에서도 좋은 반응을 끌어냈죠.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이 좋다보니 매년 학교에서 반복적으로 프로그램을 선택하고 있어요. 학교 특성에 따라 조금씩 프로그램의 변화를 주며 학생 맞춤형으로 하다보니 학생들도 좋아하죠.
# Episode 1 [일의 시작]
△ 달팽이 : 케이로드넘버원은 어떻게 설립하게 되셨나요?
△ 곽미영 대표 : 스스로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요. 회사 설립 전에도 틈틈이 강의를 했는데 여러 유명 강사들의 강의를 보고 나만의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자는 생각을 갖게 됐습니다. 전공 과목의 강의를 접목해서 프로그램을 개발했죠. 마침 은평구에서 교육사업 공모를 했는데 선정돼서 지역에서부터 교육을 진행했고, 하다보니 이미 교육복지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교육복지에도 신경 쓰게 되면서 사회적기업에도 관심을 갖게 됐고요. 2012년에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공모에 참여해 선정됐고, ‘세스넷’이라는 위탁기관에서 인큐베이팅을 받으며 회사를 설립했죠. 2012년 첫해에 8개 고교가 프로그램을 선택했어요. 일반고는 입학사정관 과정, 특성화고는 취업 및 면접에 특화해 컨설팅을 했죠. 입학사정관 프로그램은 강남에서 수천 만원씩 들여야 받을 수 있는 컨설팅인데 학교에서 무료로 진행하게 되니 경제적으로도 도움을 줬다고 봅니다.
# Episode 2 [사업 이야기]
△ 달팽이 : 진로 교육사업을 진행하면서 느꼈던 장점과 운영 노하우를 알려주신다면요?
△ 곽미영 대표 : 가장 기억에 남는 건 2012년 처음 은평구에서 교육 사업을 시작할 때에요. 은평구 지역 학생들에게 헌신하겠다는 각오를 갖고 진심을 다 해 활동했죠. 처음 어려운 환경의 학생들을 만나면서 도와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도 알게 됐어요. 지역 내 인력을 활용해 교육하면 책임감이 생겨 더 효과적으로 운영이 가능하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내년에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전면 실시되면 당연히 지역 내 프로그램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봅니다. 특히 학교마을 연계 지원 프로그램은 지역 선순환 교육 사업의 좋은 본보기라고 봐요. 자치구에서 검증된 프로그램을 선정하고, 학교에서 선택하도록 하는 프로그램인데 학생들 반응이 너무 좋아요. 주민들이 낸 세금으로 교육사업을 지원해 지역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되죠. 또 지역 내 인력을 활용하면 더 성의를 갖고 교육을 진행할 수 있게 되고요. 그간 교육사업을 하면서 지역 강사진도 늘어나 현재 수석연구원 3명과 12명의 지역 단위 강사가 있어요. 진로강사양성과정을 통해 강사를 발굴하기도 하는데 관심 있는 지역민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 Episode 3 [문제 의식]
△ 달팽이 : 사업을 하면서 느낀 어려움과 문제가 있다면요?
△ 곽미영 대표 : 고교 1학년 딸과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두고 있어요. 아이들이 친구가 학원에 있다며 보내달라고 하기에 얼마 전부터 보냈는데요. 너무 학원비가 비싸요. 필요한 교육을 지역 사회에서 담당해주면 좋을텐데 말이죠. 국내에서 돈 되는 교육사업은 입시 시장이에요. 강남 지역에서는 자유학기제까지도 가르치려는 학원이 등장하면서 벌써부터 몰리고 있다고 합니다. 정말 교육에 ‘미친’ 강남, 목동이라고 불릴 만하죠. 자유학기제는 스스로 진로를 탐색하고 체험하며 사고를 확장해야 하는데 학원에서 하게 되면 취지가 너무 훼손된다고 봅니다. 기본적으로 교육은 사유화된 인재가 아닌 국가의 미래를 키우는 것이기에 무상으로 해야죠. 누구에게나 교육 받을 기회를 열어줄 필요가 있어요.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잠재력을 발휘하는 과정을 보면 너무 좋습니다. 학교에서는 어느 학생도 소외되진 않도록 모두 교육할 수 있기에 더 활성화 해야죠. 최근 들어 공교육의 질도 점차 좋아지고 있어서 지역과 연계하면 충분히 양질의 교육이 이뤄질 수 있다고 봅니다.
# Future [계획]
▷ 달팽이 : 향후 사업 비전과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 곽미영 대표 : 국내 교육의 문제에 대해서는 누구나 공감하고 있죠. 우선 맹목적으로 대학을 목표로 하는 교육이 가장 큰 문제라고 봐요. 보다 가치 있는 공부를 해야 하는데 대학이 자격증에 불과해지고 있으니 문제죠. 대학 졸업장이 모든 걸 해결해주진 않아요. 어떤 공부를 우선 할 지 먼저 알아보고 해야 낭비를 줄이죠. 케이로드에서는 이런 시간과 역량 낭비를 줄이는 진로 교육으로 다양한 학교 맞춤형 프로그램을 이어갈 겁니다. 또 사회적기업으로써 수익을 내는 시스템 구축에도 신경을 쓰고 있어요. 사회적기업의 이미지가 혁신, 새로움, 즐거움이 떠오를 수 있도록 앞으로 10년 이상 진로 교육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성장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