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職)’과 ‘업(業)’에 대한 탐색Ⅰ
만족스런 ‘직(職)’을 위한 본질적 ‘업(業)’에 대한 탐색Ⅰ
대한민국은 현재 ‘진로교육 열풍’이다. 진로교육의 인기는 한동안 계속 될 듯하다. ‘자유학기제’, ‘창직’, ‘인생이모작’, ‘경단녀’, ‘창업’ 등 다양한 이름이 붙었지만, 청소년부터 시니어까지 결국은 자신의 진로를 위한 교육과정이다. 이런 ‘진로교육열풍’을 ‘생애설계’란 측면에서 바라보고,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함께 생각해보기 위해 몇 회에 걸쳐 연재한다.
글 / 송마리아 달팽이쿱 상임이사
<심리학자 매슬로우 (Abraham H. Maslow)의 인간욕구 5단계>
매슬로우의 인간의 욕구 5단계
인간의 기대수명은 100세가 되었다. 22년생이신 필자의 할머니께도 지금까지도 정정하시니, 어쩌면 인생은 60부터가 아니라, 인생은 100세부터라는 말이 통용되는 날도 머지않을 것 같다.
큰 범주에서 진로교육은 생애설계과정의 일부이다. 한 노인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강사의 말에 의하면, 진로 고민은 자신의 건강 상태에 따라 거취가 달라져야 하는 90세 노인에게도 예외가 없는 고민거리라고 한다. 달리 말하면, 우리는 평생 진로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다.
미국의 심리학자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에는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소속감과 애정 욕구, 존경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로 5단계가 있고, 아래 단계의 욕구가 만족되면 그 다음 단계의 욕구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나라 전체가 구직난과 명예퇴직의 칼바람을 온몸으로 체험하고 있다. 칼바람은 명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세대뿐 아니라 취업준비생(취준생), 힘들게 취업문턱을 넘긴 20대에게도 예외는 없다. 따뜻한 안전지대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이런 상황으로 보면 생리적욕구, 안전욕구, 소속감과 애정욕구는 충족 이전에 생존의 문제이기에 발빠르게 충족되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많은 진로교육 콘텐츠의 비전은 자아실현욕구를 표방하지만, 실질적으로 그 하위 욕구를 충족시키려는 다양한 커리큘럼이 가득하다.
긴 호흡으로 평생의 과업 찾기
진로교육은 길게는 16주, 짧게는 두 세 시간의 커리큘럼으로 짜여진 콘텐츠로 대게 행동패턴, 성격유형, NCS(국가직무능력표준)을 기본교육으로 한 자격증 과정이 보편적이다.
교육자의 입장에서는 유형별 직군 분류를 통해 상담하는 것이 교육생들의 표면적 정보만 있을 경우, 안내에 대한 좋은 소스가 되며 빠르게 교육할 수 있다. 교육생들의 입장에서도 수업성취도의 정량적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쉬운 방법이 될 순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자격증의 분별력이 떨어지는 취득 과정과 급변하는 미래 사회에 언제든 사리지고 새로 생길 수 있는 많은 직(職) 선택의 기준이 되는 것이 긍정적이라고만 볼 수 없다.
통합과 융합이란 개념이 일상으로 스며들고 있는 시대에서는 눈앞의 마시멜로처럼 달콤함으로 보이는 다양한 자격 과정의 콘텐츠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시멜로의 순간의 달콤함으로 만족할 것이냐, 장기적 안목에서의 달콤함을 지속적으로 공급받을 것인가는 우리의 진로교육이 인생설계의 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작하느냐에 따라 차이가 날 것이다.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소속감과 애정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우리는 충분히 달려왔다.
먹고 살기 위해 일했고, 낙오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으며, 인정받기 위해 나의 욕구보다는 사회적 욕구에 충실하게 맞춰 살아왔다. 하지만 결국은 ‘인생이모작’이라는 허울 좋은 이름아래 다시 생리적, 안전적 소속감와 애정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교육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받아왔다.
잠시 숨을 고르자. 빨리 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디로 가는지가 중요한 것 아닌가?
목에서 깔딱되는 호흡 말고, 단전에서부터 깊게 올라오는 긴 호흡으로 우리 생각의 들숨과 날숨을 알아차려야 한다. 코와 입으로 들어오는 숨이 우리 몸 구석구석을 깨울 때마다 묻자. 나의 자아실현의 욕구를 위한 과업은 무엇일까? 과업을 위한 생업의 활동은 어떻게 찾아갈 것인가?
말처럼 쉽게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어렵고, 매우 힘들다. 대부분 근본적인 질문을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충분히 생각해보시라. 다음호에서는 과업을 생업으로 연결 지을 수 있는 질문과 방법에 대해 풀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