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후 관점 디자이너, 카카오톡 홍보이사
관점을 디자인하는 박용후 카카오톡 홍보이사는 인터뷰 내내 관점과 'definition' 즉 정의란 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tvN 김미경 쇼에 출현해 ‘관점 디자이너’로 주목을 받은 그를 만나 생각을 들어봤어요.
인터뷰 / 남궁영진, 김민경(1기 달팽이 탐방단)
달팽이 : 박용후 하면 ‘크레이티브’란 말이 떠오른다. 당신은 어떤 사람인가.
박용후 : 틀에 짜여진 생활을 잘했다면 청와대에도 가있었을 것이다. 삼성에서도 잠깐 근무했었지만 맞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첫 직업으로 기자란 직업을 하게 된 것도 마찬가지지만, 정해진 틀에 맞춰 생활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다. 한마디로 산만한 사람이다. 나 자신을 특이하다고 생각한다. 두 가지 생각을 동시에 한다고 느낄 때가 있다. 사주에도 복수의 일을 하게끔 나와 있다고 한다.
달 : 기자를 11년 동안 했는데, 기자란 직업은 앞으로 어떻게 바뀔 거 같나?
박 : 기자의 영역은 축소될 것이다. 대신 탐사보도, 깊이 있는 영역으로 취재가 확대 될 것이다. 지금의 언론사 형태로 커버가 되지 않는다. 언론사의 역할이 축소되고, 융합 즉 섞인 형태의 언론사가 나올 것 같다. 트위터 등 소셜적인 부분이 기존의 언론사들이 해왔던 역할을 대신할 것이다. 다시 말해 사건, 사고 등 팩트 즉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스트레이트 기사는 소셜 영역에서 처리가 될 것이다.
달 : 창의적인 생각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따로 훈련을 하는가?
박 : 창의적인 인재가 나오려면 두 가지만 잘하면 된다. 첫 번째는 본질에 가까이 가는 힘을 늘리는 방법을 알려주면 된다. 두 번째는 그것을 조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스티븐잡스는 스마트폰을 만들었다. 전화기, 엠피쓰리 플레이어(아이팟), 인터넷 커뮤니케이션 세 가지를 가지고 하나의 디바이스로 합쳤다. 잡스는 전화기의 본질, 엠피쓰리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 있었다. 그래서 세 개를 연결해 스마트폰을 만들었다. 있은 것을 가지고 조합하는 것, 있는 것을 연결하는 힘이 중요하다.
달 : 행복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박 : 사람들이 정해놓은 것을 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다른 사람들이 행복하다고 규정지어 놓은 것에 내 행복을 끼워 맞추느냐 그러지 말라고 하고 싶다.
멈춰볼 것을 권하고 싶다. 멈춰보면 다시 뛰게 된다. 멈춘다고 널브러져 있어란 얘기가 아니다. 멈추는 것은 아무것도 안하는 것이 아니다. 즉 생각을 멈춘다는 것은 보는 것이다. 자기를 밖에 나가서 보는 것이다. 객관적으로 잘하고 있는지 다른 사람입장에서 나를 한 번 더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내가 쓸려가고 있었구나'라고 느끼게 된다. 어떤 사람이 뛰면 나도 그 쪽 방향으로 뛰고 있다는 것을. 초상집에 가서 울다보면 누가 죽었는지 모르고 우는 것이랑 비슷한 것이다.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라.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은 나 자신이지, 남이 아니라 내가 중심이 돼야한다.
달 :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박 :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들을 나열해보고 정의에 대해 생각해봐라. 독서, 돈 버는 것, 칭찬받은 것에 대해 데피니션이 뭔지를 생각해봐라. 예를 들면 ‘술 마신다’는 데피니션을 한 번 내려봐라. 어떠한 단어의 데피니션을 놓고 사람들과 토론을 해보면 생각이 바뀐다. 생각하다보면 한달 전과 두달, 세달 전이 달라진다. 진화하게 된다. 자기만의 데피니션을 내려봐라.
달 : 성공이란 뭘까.
박 : 과연 돈을 많이 버는 것이 성공한 것일까. 돈 많이 벌고 사람들이 인정해도 스스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성공한 삶일까. 예전에는 돈 많이 버는 것을 성공이라 생각했다. 그런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보니 사기치고 다른 사람 가슴 아프게 하는 사람이 많았다. 지금은 그런 사람이 살아남지 못하는 시대가 왔다. 세상이 착해지고 있는 것이다. 기업 역시 착한기업에 박수를 쳐준다. 기업이 오래가려면 ‘저런 기업이 돈을 벌여야 한다’는 말을 들어야 한다. 사람을 마음을 살 수 있는 잃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살펴봐야 한다.
달 : 요즘 인터넷, 스마트폰 사용 증가로 편리해지긴 했지만, 사람들 간에 소원해진 것도 사실이다.
박 : 가만히 생각해봐라. 어떠한 목적으로 하고 있는지를 아는 사람은 하지 않을 것이다. 목적을 봐라. 맹목적이란 게 무엇인가. 맹목은 눈이 먼 것이다. 무슨 행동, 생각을 하는 것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자기가 뭘 하는지를. 보기위해 멈춰야 한다. 이것을 하는 목적이 뭘까 멈춰서 생각해보면 왜 하고 있는 것일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 목적이란 것을 생각해보면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지 생각하게 된다.
달 : 비판적인 것과 창의적인 것의 차이는 무엇인가.
박 : 창의적인 태도를 만들려면 비판이 필요하긴 하다. 쓰리엠의 경우 고객의 컴플레인 사항에서 신제품의 30%를 만든다. 비판을 통해 발전방향을 찾는다.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사람의 비판을 통해 새로운 관점에서 보게 된다. 부정적인 다른 관점이라 할 수 있다. 비판적인 것도 다른 관점에 해당한다. 그러나 비판이란 것이 의미 없이 공격하는 것일 수도 있다. 당연함을 부정해라. 당연한 것에 틀에 박히면 아무것도 부정할 순 없다.
달 : 사람을 많이 만나다보면 지치거나 힘들지 않나.
박 : 그 사람이 내 맘속에 있다. 내 인맥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면 지치지 않는다. 어디 끌려가서 억지로 한다면 생각하면 지치겠지만. 이것 역시도 관점의 차이다. 직업도 마찬가지다. 일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면 그만 두는 것이 맞지만, 그 일 자체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면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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